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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괴물,그 낯설음의 미학-미끈해보이는 덩어리같은 것이 천천히 강물속으로 떨어지는데 아주 묘합니다. 정신이 몽롱해지는 느낌이죠. 감독이 자주 쓰는 언어로서 영화는 이렇게 군중을 1열로 배치시켜 프레임에 담는 방법을 많이 보여주고 있는데...

/인상적인 장면이죠 마치 동물원에서 코끼리가 과자 받아먹듯이 행동하는 괴물 사실 이게 얼마나 웃기는 장면입니까. 동물원의 동물처럼 생각하고 먹이를 던져주는 군중들 이제 이런 행태는 당연히 가볍게나마 군중의 우매한 심리를 반영하고 있다고 할수 있겠죠.

/이제 드디어 목이 타들어가는 긴장의 장면 아까전에는 강두와 군중이 좌측으로 치우쳐서 풍경을 바라보았는데 이번에는 우측으로 시선을 돌려 멀리 바라보는 것이에요. 중요한것은 여기까지 이제껏 우측이 어떤 풍경인지 이 영화는 한번도 보여주지 않았다는 것입니다. 지금도 이렇게 강두의 멍한 표정만 보여주고 몇초간 뜸을 들이는데 아주 카메라가 노골적이에요. 관객들아 한번 맛좀 봐라 이제 아주 웃기고 재밌을것이다... 라는 그런 태도라는 것입니다. 우리가 CG쓴 괴수영화를 그동안 한번도 안본것도 아니다 뭐 그렇게까지 놀랄것이 있겠느냐, 그래봤자 쥬라기공원 에이리언 짝퉁 아니겠느냐, 하는 선입견을 비웃는듯한 이 뜸 바로 이 간지럽힘... 감독의 자신감이 배어있는 장면입니다


/저는 이 순간을 당시 보면서 정말 아주 깜짝 놀랐는데...뭐가 나타날 것이라고는 생각했지만 저런식으로 멀리서부터 다가오게 만들줄은 상상을 못했어요. 이 본격적인 첫 등장도 사실상 관객의 허를 전부 찔러버린 것이라고 봅니다. 특히 고수부지 긴 도로 특성의 장점을 살려서 충분히 길게 동선을 만들어주고 괴물을 걸어오게 하는 부분.. 사람이 걸어다니라고 만든 길을 괴물 지가 도대체 뭔데 사람처럼 보무도 당당히 걸어오는, 이런 모습이 공포스럽기 보다는 사실 어이없고 웃깁니다. '어? 저기 저게 뭐야?' 이런 황당한 반응이라는 것이죠. 그리고 이 강두 등 바로 뒤에서 쳐다보는 이 시선의 리얼리티를 보세요. 강두의 몸이 화면을 일정부분 가려주고 있기 때문에 집중이 더욱 강해졌고 마치 저 순간 서 있는 관찰자의 입장에서 화면을 바라보게 됩니다. 특히 한국인의 입장에서는 더욱 이 순간이 기이하고 낯설게 느껴질수 밖에 없는것이 특이하게 생긴 괴물 빼고는 전부 흔히 보아오던 일상의 장면이라는 것입니다. 누구든지 한번쯤은 바로 저 장소에서 좌 또는 우측으로 뻗은 소실점을 바라본 경험이 있다는 것이죠. 그런 선험의 기억을 바탕으로 저기저편에 무언가 검은 물체가 현실적으로 나타나고 있는 것입니다. 결국 봉감독은 첫 등장하는 것 조차도 무언가 이렇게 너무도 자연스럽게 멍청하게 바라보고 있는데 등장하기를 바랬던 것이죠. 그러니 관객 입장에서는 시각적인 황당함이 이루 말할수가 없었다는 것입니다. 뭔가 두려움을 강하게 느껴야 할것 같은데 그런 느낌은 잘 안들고 이상한 느낌만 계속 드는 거예요.

/괴물의 첫 런닝 시퀀스의 위대함은 이렇게 문장으로 설명하는 것이 사실상 힘들 정도입니다. 엄밀하게는 살륙하는 장면을 보여주려는 의도가 아니라 괴물의 달리기 쇼를 보여주는 것으로 이제 고수부지 상단으로 올라가서 본격적으로 짜릿한 런닝 액션을 보여주는데 무지막지한 속도감과 전율 그리고 항상 우리가 보아오던 풍경이며 기존의 괴수영화에서도 자주 나타나는 당연한 인명사고 장면임이 분명한데도 기묘한 낯설음이 충만하고 괴물과 군중의 보여지는 모든 것들이 기묘해요. 장면들이 펄떡펄떡 살아있죠.

/그이후 이렇게 괴물이 다리밑으로 끼워져 들어가는데 이 괴물의 이미지상 주변의 무언가에 의해 끼워지거나 좁혀진 공간안에 들어와 있는 모습이 더욱 재미가 있게 됩니다. 허허벌판에만 계속 갖다 놓으면 이 괴물은 집중적인 관심을 끌지 못하게 되어 있어요. 이런 좁은 공간을 빠른 속도로 통과하는 일종의 표피간의 마찰이 많이 생기는 모습 물길이 좁아지면 물살이 빨라지듯이 그 속도감이 배가되어 느껴지게 되겠죠. 또한 다리밑으로 들어감으로서 화면이 순간적으로 밝아졌다 어두워졌다 하는 급격한 변화가 생기게 됩니다. 그리고 이 상황까지 오면 사실상 이미 강두의 도망치는 방향이 바뀌었어야 하는데... 보세요. 어이없게 괴물의 방향을 따라갑니다. 그부분이 N.G다 라는 그런 이야기가 아니고 하나는 윗 트랙에서 하나는 아랫 트랙에서 강두와 괴물이 평행하게 달려가는 달리기 쇼가 중요한 것이었어요. 극에 먼저 등장한 강두가 이미 관객에게 현실감있게 묘사된 캐릭터이기 때문에 카메라속에 같이 끼워넣어 뭉뜽그려서 갑자기 등장한 낯선 괴물 캐릭터의 리얼리티를 획득하는 것이죠. 강두의 캐릭터가 어느정도 영상을 잡아주고 있는 역할을 하고 있는 것으로, 만약 강두를 배제한다면 괴물 첫 등장시의 맥을 잡기가 상당히 어려울 수도 있다는 것입니다. 또한 이 장면에서 다리 저편으로 석양이 비추고 있는데 이 설정이 저는 결국 감독이 거장들이 하는 특유의 짓을 이제부터 시작하고 말았다고 보고 있어요

very great two big thumbs up! 다리를 통과하는 이 순간 찬란한 석양빛이 흠뻑 뿌려진 괴물의 실루엣 이 전혀 예상치 못한 임팩트는 정말 기가 막힙니다. 작가적인 어떤 경지에 오른 자만이 할수 있는 아주 놀라운 짓을 만들어놓고 있는...이 놀라운 모습을 보세요 관객과 강두와 같은 방향에서 위로 올려다보게 되는데...순식간에 괴물 캐릭터의 존재감을 찰나적인 순간 새롭게 각인시켜버리는 고고하고 경외스러운 시선입니다 
/그러면서 또 사람을 한명 붕 던져 빠뜨리는데 아주 황당하고 코믹한 장면이죠. 관객을 갑작스럽게 허무에 빠뜨립니다.아니 잘나가다가 이게 무슨 망신입니까 널부러져서 데굴데굴 구르고...한마디로 코믹 캐릭터라는 것이죠. 이러니 황당함이 그지 없을수 밖에 쇼프로그램에서 개그맨이 원맨쇼하듯이 이 괴물도 그런 개념으로 행동하고 있다고 보면 되겠습니다. 이제 1차 쇼가 끝나고 2차 쇼를 위해 새로운 무대로 옮깁니다.

/이것은 공원에 등장한 괴물의 리얼리티를 살리기 위해서 일상적으로 흔히 보아오던 일반버스 차창밖 풍경이라는 일종의 켜를 발생시켜 바라보는 것인데, 이 영화에서는 이런 방식을 잘 사용하지는 않았어요. 이부분에서만 살짝 양념삼아 들어갔습니다. 또한 어떻게 보면 되도록 이러한 부감촬영을 회피하려는 의식이 있다고 봅니다. 너무 자주 사용되면 괴물의 모습이 초라하게 보일수도 있죠. 에이리언 영화에서 만약 에이리언을 허허벌판에 내버려두고 멀리서 바라보는 장면을 넣는다고 생각해보세요. 별로 안무섭게 느껴진다는 것이죠. 항상 어딘가에 음습하게 숨어있어야 됩니다. 그런점에서 이 장면은 아슬아슬해요. 이 장면이 신선하기도 하고 이쁘기도 하고 웃기기도 하지만 자주 사용하면 식상해져 버린다는 것이죠. 한 장면 정도 살짝 찔러넣어줄 필요가 있었다고 볼수 있겠죠...

/아니 여긴 왜 쑤셔 들어가 도대체 왜? 역시 이 괴물이 매력을 갖기 위해서는 이렇게 통이나 관같은 폐쇄되거나 가려진 공간에 쑤셔넣어 주어야 됩니다. 아까전 런닝 쇼에서 잠시 다리밑을 아슬아슬하게 미끄럼을 탓듯이 역시 자신의 모습을 일부분 또는 대부분 가리고 어딘가에 들어가거나 숨거나 사라지거나 하는 행동을 보여야 관객의 입장에서 긴장이 강해지고 생물학적으로도 정상적인 괴물의 행동이라는 것이죠.

/역시 비슷한 맥락으로 1~2열 정도의 군중과 박스 전체를 프레임안에 통짜로 잡아넣는 감독의 언어가 나타나죠. 이러한 어휘가 영화 전체에 걸쳐 일정한 톤으로 조절되어야 됩니다. 이것은 이제 괴기영화들 보게되면 나올수 있는 장면일텐데 사실 저는 영화 크림슨타이드진주만에서 갇혀서 손만 내밀다가 전사하는 그 모습이 연상이 되더군요. 어쨋든 손만 보이는 이런 연출은 상상을 증폭시켜 더욱 공포스럽게 만드는 효과가 있겠죠. 몇번 코믹하게 행동하다가 갑자기 이렇게 긴장을 주는데 이런 조절이 신선했어요.

/이제 또다른 쇼를 위하여 트럭과 트럭사이에 들어가는 괴물인데 역시 마찬가지로 이렇게 일부분이 막혀있거나 가려져 있는 사이공간에 쑤셔넣어주어야 더 재미있는 것들을 만들어낼수 있다고 보는 것이죠. 외부로 노출되는 것을 자제하고 매우 신속하게 다음 공간으로 진입합니다. 괴물이 트럭과 트럭사이를 왔다갔다 하는데 이제 이렇게 일종의 은신처를 확보했으므로 괴물이 괴물다우며 생동감이 넘치게 되는데..카메라앞으로 얼굴을 드러내는 장면에서는 트럭바깥으로 나와있습니다. 그렇다하더라도 트럭과 트럭사이에서 바라보았을 경우의 괴물의 근접시의 얼굴모습을 보여주는 것이 더 재미있게 보인다 라는 것입니다. 결국은 카메라 프레임안에 트럭 측면이라는 또하나의 프레임을 만들어줘서 상을 보여주는 것이에요. 현재 괴물이 트럭사이에 들어와있지는 않지만 들어와있는것이나 나와있는것이나 이 순간 이 장소에서 바라보는 입장에서는 사실상 마찬가지입니다. 괴물 얼굴을 보여주고 있어도 다 보여주지 않으니까 더 흥미롭죠 더 궁금하고 ...공원이라는 장소의 특성상 사방이 너무 오픈되어 있어서 인간과의 전투시에 그 전투공간의 폭을 줄여줄 필요가 있었던 것입니다.  일단 이렇게 좌우방향으로의 움직임을 상당히 제한해놓고 앞뒤로만 움직일수 있도록 했기 때문에 더욱 긴장할수 있고 너무 넓게 탁 트인 주변 풍경을 배제한채 좁은 시선으로만 바라보기가 용이해지면서 상대적으로 더욱 집중력있고 잔인하게 느껴지는 영상을 추출해낼수 있었던 것이죠.이번에는 트럭측면 뒷부분을 양쪽에 프레임걸어놓고 한번 더 보여줍니다. 이렇게 영화 초반부에 얼굴을 근접하여 보여주는 부분도 사실 제작시에는 한번정도만 보여줄것이냐 두번 보여줄것이냐 상당히 고민하게 되는 것인데 워낙 괴물의 움직임을 흥미롭게 짜놓는 바람에 영화 전체 맥락에서 사실상 그 횟수가 별로 중요치 않을 정도로 괴물의 모습 자체가 너무도 신기했습니다 하지만 봉감독이 혹시라도 더 넣고 싶었어도 돈이 없어서 CG를 되도록 자제했겠죠

※ 10개의 포스트에 걸쳐, 119분 런닝타임 영화에서 총 118개의 스크린샷을 인용하였음.
※ 본 포스트에 인용된 모든 스크린샷은 제작사 청어람에 저작권이 귀속됨.

Commented by 디케이
강두(송강호)는 어떤 아주머니의 절규와도 같은 부탁에 의해 등떠밀리 듯 얼떨결에 사람들을 구하려고 움직이지만, 로날드 하사는 애인의 만류에도 스스로 괴물을 상대하려 하죠. 아마도 헐리우드 영화였다면 죽는 것은 강두고, 주인공은 로날드 하사였을텐데.. 라는 생각을 해봤었습니다.
Commented by 예촌
아무래도 성격차이가 있겠죠? 강두는 항상 좀 어리버리한 캐릭터를 유지해야 했고 로날드 하사같은 경우는 주한 미군으로 설정된 관계로 군인답게 용감함을 드러냈다고 보고 부상을 당하는 바람에 상황을 좀더 재미있게 만들수 있었습니다. 그동안의 무수한 할리우드 액션영화에서 아시아인들이 양념으로 사망했었죠...헐헐헐
Commented by 혜영양
말씀을 어찌나 맛깔나게 하시는지.... ^^ 그때의 감동이 되살아나는 것 같군요. (웃음) 이 영화는 유일하게 극장에서 2번 본 영화입니다. 결론은 봉준호 감동 쵝오~!!!!! >.< 지금도 물론 아주 훌륭하지만 더욱 더 성장이 기대되는 감독이예요. 다음 영화가 사뭇~ 기다려지네요. ^^
Commented by eh
너무너무 재미있게 잘 읽었어요 계속- 이라는 단어에, 다음편이 무척 기대되는걸요^^
Commented by 예촌
영화가 만들어진 근본적인 목적이, 특히나 그 영화가 상업영화라면 관객을 아무 생각없이 즐겁게 만들어주는 것에 있을것이에요. 작품성이다 작가주의다 하면서 최근 한국이 난리를 피우고 있지만 역시 어쩔수 없는 근본은 이러한 킬링타임을 선사하는 오락성에 있겠죠. 그러한 대중성을 무시할수가 없는것이 사실상의 영화 산업을 이끌어가고 수익을 창출하는 거대한 세력이 대중으로부터 나올 수 밖에 없는 것이기 때문입니다. 대중적인 것은 반드시 나쁘다고 말할수 있는 것은 아니죠. 대중적인 영화보기도, 적절하게 각자의 생활 안에서 문화 소비물로서 이용을 한 것이라면, 굳이 생각을 해가면서 영화를 음미할 필요성은 없다고 봅니다. 다만 이것에 뜻이 있는 사람이라면 생각을 하여야만 하겠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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