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국적인,그러나 부실한 팀: 현서원정대- 제가 남주의 앞모습은 빼버렸는데...이 남주의 눈에 눈물이 그렁그렁한 옆모습 배두나의 표정연기가 정말 실감나서 인상깊게 보았으며 제가 좋아하는 장면입니다. 어쩌면 그렇게 얼굴에 슬픔과 공황과 허무가 가득한지...동메달을 들고 오는데...왜 동메달을 들고 오느냐 이런 것은 굳이 설명하지않겠습니다. 그런데 개인적으로는 동메달 대단한 것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어요. 아 전국체전 동메달은 뭐 아무나 따는거야 이렇게 어떤 아이템을 들고 오는 모습 그 부분만 부각시켜서 잡아주는 방식 아주 재미있죠.
/마찬가지로 손에 어떤 아이템을 들고 등장하는 또한명의 인물이 있었습니다. 이렇게 아이템을 집중적으로 부각시키면서 인물을 등장시켜 움직이는 어떤 사고 이런 방식이 반드시 영화뿐만 아니라 여러 다른 장르의 오락물을 제작하는데에 있어서 일종의 아이디어를 제공해 줄수도 있습니다. 어떻게 보면 소유하는 아이템과 인물을 동등한 비중의 가치 또는 등가의 개념으로 보고 아이템에 상징을 부여한 사례가 될수 있다는 것입니다. 술을 마시는 행동..어떤 유형의 캐릭터인지 한눈에 파악할수 있는 상징적인 행동입니다 이 영화의 인물들은 얼핏 스쳐보면 개성이 별로 없는듯 보이나 찬찬히 곱씹어 바라보면 새로운 맛이 느껴지듯이 개성적이고 창조적으로 만들어졌습니다 .그것이 영화 괴물의 또 하나의 매력이죠. 평범하고 밋밋해 보이면서도 이제껏 본적이없는 어떤 미묘한 매력의 캐릭터들..



/▶◀아니 너무 귀엽고 밝게 찍힌 사진을 근조용으로 쓰니 이거 너무 안타까운데요. 사실은 약간 코믹하기도 하죠 우리는 진실이 무엇인지를 알고 있으니까..중요한 장면입니다. 현서의 사망이 돌이킬수 없는 사실로 확정되면서 오랜만에 전부 모인 가족 성원은 완전히 그 구심점을 잃고 절망에 빠져버리는데 바로 이렇게 감독은 현서라는 한 아이의 존재가 이 가족 각개 성원에 있어서 얼마나 절대적인 역할을 하고 있었는지를 어떻게든 강조하고 싶었던 것입니다. 현서는 서로 갈등하고 반목하고 다투던 가족 성원간의 심리적인 해체를 간신히 붙들어주고 있었던 최후의 매개체요. 또한 미래의 희망이요 목표요 가족 성원이 하루하루 살아갈수 있게 했던 모든 원동력 에너지의 근원이었다는 것입니다. 그 근원이 없어지니 저렇게 맥없이 널부러질수 밖에 없다는 것이죠. 이렇게 가족 성원 캐릭터는 심리적으로 오직 현서만을 바라보고 현서만을 중심으로 움직이고 팀원간의 단합이나 사기진작을 전혀 고려하지 않는 모습을 보입니다. 현서는 이러한 일종의 그물망을 한꺼번에 들어올릴수도 내려놓을수도 있는 유일한 중심점으로 가족 성원은 그 중심점에 곁가지처럼 달라붙어 있을 뿐입니다.
/공권력의 횡포 인권유린 물론 이런 부분이 될수 있겠는데 이런 사회비판적인 관점이 영화 전반에 걸쳐 자주 쓰였습니다. 그러나 그런 요소들이 같이 맞물려서 일종의 연쇄고리를 맺으며 돌아가고 있는 것이 아니라 전부 각개적으로 흩뿌려져 있어요. 사실상 이야기 흐름 순간순간마다 양념삼아 넣어준것이라고 볼수 있습니다. 그렇다고 해서 그러한 처리가 가볍게 느껴지지도 않아요. 움찔하면서 항상 생각을 하게 만들 정도로 의미심장합니다. 제가 이 사진을 넣은 이유는 그러한 점도 있지만 저 노랑 원색의 방호복이 강렬한것이 인상적이었어요. 너무 눈에 확 띄는 색깔의 옷을 입고 뜬금없이 들어와서 우스꽝스럽고 코믹한 행동을 하니까 그부분도 재미있었습니다


/또 인상적으로 본 장면이 있다면 이런 부분이 될수 있을텐데... 물살을 가르는데 시원하죠 이렇게 중반부에 들어와 순시선 편대가 순찰하는 모습 이것은 사실상 무엇을 추적하거나 찾아내고 있는 긴장의 장면이 아니에요. 낭만적인 장면입니다. 이쁘고 아름다운 장면이죠. 대부분의 액션영화는 이렇게 중반부 쯤에 눈을 쉬게 하고 마음가짐을 다시 정리하는 장면을 삽입해주어야 합니다. 만약 할리우드 영화였다면 더욱 스케일이 크게 보이는 대규모 항공촬영 비슷한 무엇을 삽입했을것인데 우리의 봉감독은 돈이 많지 않기 때문에 그냥 이렇게 달랑 배 몇척 띄워주고 블록버스터 흉내를 어떻게든 내어야만 했다는 것이죠. 그러니 한국사람이 미국사람보다 두배는 머리가 좋지 않고서는 블록버스터적인 느낌의 흉내를 내기가 쉽지 않을것이라는 것입니다. 무엇이든 어떤 작품이든 일종의 제한 또는 한계 에서 진정으로 위대한 작품이 나올수 있는 것이다 라고 믿습니다. 물론 우리는 그러한 일들을 이제껏 자주 목격해 왔습니다.
/아니 향숙이...가 변신을...감독의 어휘 역시 프레임에 꽉차게 1열의 무리를 집어넣는 수법 다만 앞서의 수법과 마찬가지로 이러한 수법들도 그냥 사실상 그냥! 쓰인거에요. 바로 이렇게 그냥, 화면을 일정하고 이쁜 톤으로 유지하겠다는 그런 사탕발림 용도로서 감독의 어휘가 쓰였기 때문에 일부 비평가들이 아쉽게 생각하고 있는 것이죠. 더 깊이있는 말을 하고 있는 것이 아니라 그냥 표피적인 말만 이따금씩 남발을 했다는 것인데 일부러 이렇게 만들었기 때문에 살인의 추억식 사회비판이라는 어떤 강렬한 흡인력의 리바이벌을 기대했던 일부 팬들에게는 영화전반에 걸쳐서 맥이 빠질수밖에 없었는데 엄밀하게 보면 괴수 액션영화에서 그런 깊이까지 요구하는 것은 정말 어려운 일이라고 생각됩니다. 물론 이 부분은 현대사회의 상위계층 뿐만 아니라 하위계층도 부패해 있다 라는 또다른 사회비판의 장면이죠.
/역시 여기서도 감독의 개성적이고 매력적인 어휘가 보이지만 역시 그것뿐이에요. 그냥 이쁘기만 합니다. 매력적이죠. 역광이 살짝 들어오고 천장일부까지 잡아줘서 묘한 공간감이 생기는데 좋네요 
/어느정도 느끼시겠지만 이 장면 오기까지의 많은 신들은 삭제하였습니다 뭔가 좋지 않다는 것이 아니라 그저 무난하게 적절하게 처리되어 굳이 다룰 필요는 없는 것 같애요. 그중에서도 가족이 병동에서 도망쳐서 엘리베이터를 거쳐 지하주차장을 통해 도망치는 부분.. 영화 터미네이터2를 코믹하게 패러디했는데 그냥 이렇게 글만으로 잠깐 언급하는 것으로 충분할 것 같습니다. 또한 장대비 속에서의 트럭 운전신도 굳이 많이 필요하지는 않을것 같애요. 이 장면 하나 정도로 이야기를 충분히 할수 있을것 같습니다. 낮시간에는 한강 고수부지에 있다가 공권력에 의하여 내쫓긴후 다시 현서를 구출하기 위해 현장으로 접근하는 부분인데 이 부분이 당연히 길고 무겁게 다루어지는 것이 옳다고 봅니다.
/그 여정이 길고 어려울수록 현서와의 심리적인 거리감이 중대해지고 이전에 보았던 한강과는 달라진, 현재 저 장면의 음울하고 무거운 한강의 이미지가 색다르게 느껴지면서도 더욱 사실적으로 다가올수 있겠죠. 분명히 같은 장소이면서도 이전과는 확연히 달라져 보이는 한강의 모습 또는 이미지를 설득하거나 강화하기 위해서는 일종의 긴 여정이 필요하며 또한 이렇게 매개적인 검문소와 긴 통로를 지나는 행위가 필요합니다. 저 흐릿하고 탁한 강물속 어딘가에 이제부터 찾아야할 현서의 장소가 있는 것이죠. 암담하기도 하고 벅차게 느껴지기도 합니다. 이렇게 이전의 일들은 끊어버리고 완전히 다른 세계에 도달하여 온 듯한 효과를 주어야합니다. 개인적으로는 이 트럭운전의 전체 여정이 좀더 다양하고 길었으면 더욱 아늑하고 낭만적으로 느껴졌을 텐데 하는 생각도 듭니다


/제가 특별히 좋게 보는 장면은 이런 부분입니다. 다시 콘테이너박스에 돌아와서 잠시 쉬는 타임 밤새 수색을 하느라 완전히 기진맥진하여 마루에 털퍼덕 주저앉는 배두나의 연기가 정말 리얼합니다. 본능적으로 감정이입이 생겨요.
/역시 설교를 제대로 들을 힘도 없을 정도로 피곤이 쌓여있는 모습, 그리고 그러한 전체 분위기 또는 공기를 함께 어우리며 조장하고 있는 지저분하고 음침한 콘테이너 공간 할리우드영화가 하지못하는 어떤 진한 땀냄새 사람냄새가 진동한다는 것이죠. 대표적인 할리우드 액션 버디무비 다이하드의 브루스윌리스도 거의 죽을정도로 갈기갈기 찢어지고 터지지만, 할리우드 영화 특유의 깨끗한 정서를 완전히 탈피하지는 못합니다. 그러한 지저분한 이미지조차도 자로잰듯 정확하게 뽑아낸 액션 영상과 어우러져 세련되게 치장되어 있다고 볼수 있다는 것이죠. 하물며 맥클레인 형사가 그러할진대 다른 무수한 할리우드 영화의 주인공들은 오죽하겠습니까. 할리우드 영화의 전통적인 서구 이성주의에 충실한, 눈으로 지각하는 대상으로서의 영상이 아니라 바로 이렇게 피부로 느끼는 대상 또는 코로 느끼는 공기로서의 영상 이것이 '서구적인' 이라는 형용사를 혁파하고 한국영화가 그동안 추구해왔던 '한국적인' 이라는 형용사에 상당히 근접하여 온 케이스가 아니냐 하는 것이죠.
/이 가족성원은 단합이 잘 되어있지 않습니다. 팀플레이보다는 각자의 개인플레이에 상당히 익숙하죠. 임무를 수행하는 팀으로 본다면 상당히 부실합니다. 팀원 서로간의 정신적 유대감은 형편없습니다. 그럼에도 이들이 이렇게 모일수 있는 그것은 바로 이제 조금있으면 슬그머니 등장할 현서입니다. 여기서는 현서의 환영이죠 현서가 살아있다는 확신을 갖고 있는 한은 이 팀은 절대로 해산하지 않습니다. 구심점에 대한 무서울 정도의 집착을 읽을수 있는 것이에요. 일종의 판타지 영상이죠. 현서가 유령처럼 등장하여 같이 식사에 참여하는 장면 역시 초코파이 정情의 개념 한국적인 나눔의 정서. 가족애. 한국적인 사고가 아니고서는 당연히 이런 장면 아이디어 자체가 나올수가 없다는 것입니다. 실로 눈이 부시고 아름답고 따듯한 장면이죠. 한국의 SF액션영화 팬들은 사실상 이런 장면을 만들어준 사람에게 진심으로 감사해야 됩니다. 수많은 할리우드 SF영화를 보면서 서구적인 정서에 너무 익숙하게 길들여져 왔고 엄밀하게는 한국인의 체질에 맞는 영상을 섭취하지 못하여 영양 결핍의 상태로 가학적인 미 제국주의 영상 권력의 세뇌를 당하면서 수십년을 버텨온것이나 마찬가지라는 것입니다. 그동안 한국 대중은 액션신과 액션신 그 사이에 섭취해야할 한국산 비타민을 섭취하지 못하여 왔으나, 이 영화는 그 비타민을 짬짬이 제공함으로서 한국인이 자연스럽게 체득할수 있도록 배려하고 있는 것이며, 이러한 세심한 배려의 흔적들이 지속적으로 영화 괴물을 무의식중에도 떠올리며 애정을 가질수 있는 범국민적인 영화로서 기능하게 한 것입니다. 영화 괴물 이전과 이후로 크게 나누어지는, 역사적으로 한 획을 긋게 된 것입니다
※ 10개의 포스트에 걸쳐, 119분 런닝타임 영화에서 총 118개의 스크린샷을 인용하였음.
※ 본 포스트에 인용된 모든 스크린샷은 제작사 청어람에 저작권이 귀속됨.
Commented by 저공비행사
음~ 예촌님 종종 이렇게 영화평 해주세요. :) 재미있게 잘 읽었습니다. 저도 장례식장서 뒹구는 가족들의 모습에서, 왠지 특유의 재미와 가슴뭉클한 감정이 들었답니다.
Commented by 예촌
워낙 영화속 인물들 움직임들이 연극적이라 눈에 확확 띄었죠 아무래도 전달하려는 메세지가 분명할수밖에 없었던것 같애요 장례식장 뒹구는 모습도 그러했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