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하수구공간에 감금된 미소녀영화에서 처음 보여주는 괴물이 사체를 저장하는 장면인데...저도 이 저장소를 이렇게 상당한 비중을 두어 연출하리라고는 미처 생각치 못했습니다. 현서를 잡아간다는 것은 물론 알고 있었으나 그 현서를 가두어놓는 하수구를 이토록 표면적으로는 더티하게, 공간적으로는 아름답게 구성해놓으리라고는 예상하지 못했던 것입니다. 감독은 영화 전체시간에서 현서의 감금부분에 상당부분 시간을 할애하고 하수구 공간 내부의 모든 요소들을 독창적으로 꾸며놓았는데, 이런 것 하나만 보아도 기존의 에이리언 괴수영화에서 묘사하는 방식으로 에이리언의 생물학적 특성이나 본능 등을 관람해왔던 관객들의 굳은 시선 또는 고정관념을 상당부분 색다르게 바꾸어줌으로서 이 영화의 가치를 그 어떤 기존의 영화에도 적당히 기대어 쏠려가지 않은 독보적이고 개성적인 작품으로 확립하는 쾌거를 이룩하였습니다. 이렇게 기하 즉 도형이 강조되는 이미지들 원통안에 소녀가 끼워져 들어가있는데 아주 이쁩니다. 상을 잡은것들이 정말 기가막히게 잡아놨죠. 사각공간에 작은 원 두개...이게 기가막히게 기하적이고 미니말하죠


-very great! 이 기가막히는 장면을 보세요 무엇이 떠올라야 됩니까 테리길리엄의 영화 <브라질>or<여인의 음모>! 생각이 나야 한다는거예요. 지금 감독은 이 하수구공간으로 확실하게 인정받고 싶다 이런 제스추어입니다. 이 쭉 뻗은 직육면체의 기하학적인 공간적인 스케일이 가져다주는 아름다움을 느껴보세요. 저기 저렇게 어린 소녀 하나만 달랑 던져 놓아버리는 과감성... 테리 길리엄까지 무리다 싶으면 장 피에르 주네의 <에이리언4> 로도 충분히 얘기가 될수 있다는 것입니다. 놀랍게도 에이리언4의 공간보다 괴물의 공간이 훨씬 깊이가 있고 뛰어납니다. 감독이 여기에 쏟아부은 은유는 너무도 풍부하여 일일이 글로 풀기도 어렵다는 거에요 위대한 장면입니다.
-이 장면은 약간 시간이 지난 장면인데 이어붙였습니다...자 저거 영상 잡은거 보세요. 말할게 뭐가 있는가 도대체 ...이 놀라운 시적 표현 아니 이렇게 더럽고 지저분한 공간을 보여주면서 은유를 쏟아붓는 이 미묘하고 괴기스러운 파격과 도발 완전히 관객들 한방 먹어버리는 것이야.. 저 기가막히는 세장함을 보세요. 이 깊이감과 스케일감 적막감...


-이 하수구공간은 여러가지 의미로 해석될수 있는데 여기서 심하게 비약을 해보면 이 물방울이 떨어지는 것을 받아먹는 현서의 모습, 성경의 부자와 거지 나사로의 이야기가 슬며시 비틀어져서 끼어드는것 같애요. 현대판 지옥을 형상화했다고 볼수도 있겠죠. 하나둘 늘어만 가는 죽은 사체의 모습들 너무도 강렬하게 다가오는 죽음의 이미지들 요소들 기괴하고 어두운 분위기 희망이라고는 찾아볼수 없는 절대 절망의 공간.. 여기에 오직 홀로 살아남아 버티고 있는 절대순수의 존재 현서가 들어와 있습니다. 하수구공간에 여자아이 현서를 이렇게 거의 완벽하게 가두어놓은 위험한 상태는 실로 의미심장합니다. 현서가 살아남느냐 살아남지 못하느냐의 문제는 일개 가족의 문제로 끝나지 않는다는 것입니다. 인류 자신의 환경을 파괴했던 전 인류의 생사존망이 이 한 소녀에게 달려있어요. 현서는 최후의 보루이며 이렇게 놀랍게도 인류 구원자로서의 존재 가치까지 획득하고 있습니다. 여기서 현서가 교복이며 얼굴이며 구정물로 범벅이 되어있는데...여기서 재미있는 것은 워낙 현서의 캐릭터가 언어 그대로 때가 묻지 않은 순수한 깨끗한 영혼을 가진 캐릭터이기 때문에 지금 저러한 더러운 물질, 즉 어떠한 유혹이나 미혹 또는 폭력 핍박이 피부속으로 침투하려고 해도 전혀 침투가 되지 않는 100% water proof의 상태라는 것입니다. 저 순수의 덩어리는 하나의 결정체입니다. 온전히 보존되어 있던 상태였죠 우리가 최신형 지펠 냉장고에 보관하던지 한 여름날 바깥에 놓아둔 쓰레기통에 버리던지 다이아몬드는 절대 상하거나 그 빛이 퇴색되지 않습니다. 역시 우리는 이미 2000년전 그러한 존재였던 그 한 분을 알고 있습니다. 충분히 지금의 저 현서라는 인간은 충분히 그러한 맥락의 고난passion을 겪고 있는 것으로 읽을수 있어요. 또한 다시 바라보면 그것과 더불어, 현시대 남성 관객의 입장에서는 일종의 새디즘적 성 취향을 반영하고 있다고 볼수 있습니다.
-일본 그라비아 모델 아키 호시노와 이리에 사아야의 사진인데 엄밀하게는 이러한 성 취향은 정상적인 또는 원칙적인 성적 쾌락이 아니었어요. 뭔가 왜곡된 감흥이지만 점차적으로 일본 연예 문화에서 유입되어 국내적으로 일반화되고 있는 상황이라는 것입니다. 현대 그것도 극-현대라는 이 시점에서는 교복이라는 복장 자체의 페티시즘을 향유하는것은 물론이고 그것에 더하여 교복이 이렇듯 찢어지거나 더러워지거나 물에 흠뻑 젖어있거나 하는 가학적인 새디즘적인 이미지로서 남성에게 보여질때 남성의 성적 욕망이 무의식에서 해소가 된다는 것이에요. 이것이 작금의 문화현상이고 인식현상이라는 것입니다. 결국 키워드가 되고 있어요
2007/11/13 - [영상/연예] - 이리에 사아야의 딜레마

-내려다보는 시선. 괴물이 얼굴을 몇번 들이미는데 정말 밑에서 바라보고 있는 것처럼 느껴지더군요. 이전 영화에서 보아왔던 장면은 또 아니었어요. 뭔가가 틀렸습니다. 여기서 현서 한사람만 하수구에 넣어놓는것이 아니라 이후 남자 꼬마를 투입시켰다는 것은 또다시 복합적이고 다의적인 이야깃거리를 만들어내고 있는 거예요. 현서의 존재의미는 여기서부터 남성이 가지지 못하는 모성이라는 고유한 여성성이 또 가미가 되는데...이 대목은 앞으로 더욱 확실하게 드러나게 됩니다. 아주 흥미로운 설정이 아닐수가 없습니다
※ 10개의 포스트에 걸쳐, 119분 런닝타임 영화에서 총 118개의 스크린샷을 인용하였음.
※ 본 포스트에 인용된 모든 스크린샷은 제작사 청어람에 저작권이 귀속됨.
Commented by 세뇌
그냥 보고 넘어갔던 장면들을 이렇게 설명을 곁들여 보니
또다른 느낌으로 다가오네요 ㅇㅅㅇb
Commented by 루리도
예촌님만의 관점이 담긴 해설이 참 멋지고 재밌네요..^^ 아무나 이렇게 못 쓸겁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