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터미네이터 4, 2009 _비평
인간(관람자)의 상상력을 제거(terminate)하려는 기계(카메라)공습의 시작 영화는 상상력의 산물이다. 다시 말해서, 영화라는 것은 인간이 상상해 왔던, 즉 꿈꾸어 왔던 비현실적인 상image을 최대한 현실적으로realistic 가공하여 스크린 상에 투영함으로써, 주로 시각에 의하여, 인간의 다양한 감각적, 감성적 쾌감을 발생시켜 주는 매체다. 1984년 그 날 이후, 전세계 대중이 7년 동안 상상해 왔던 그 날이 다시 실현된 1991년, 그 기다림은 오히려 인간의 상상을 훌쩍 뛰어 넘어서는 보답을 받았다. 1991년 이후 또 다시 12년을 상상해 왔고, 2003년 그 날은 또다시 실현되었으나, 이번에는 큰 실망감을 남겨 주었다. 이제 그 이후, 6년을 상상하며 기다려 왔고, 2009년 오늘, 그 날..
2013.01.23 -
소녀시대_소원을말해봐 비평
소원을 말해봐 오직 여성만이 표출할 수 있는, 여성 특유의 강한 박력을 경험할 수 있는 매우 독특한 느낌의 곡이다. 특히, 각 여성 멤버의 길다란 미각美脚 들이 나란히 열을 지으며 일사불란하게 움직이는 '제기차기' 동작 이미지는 대단히 매혹적이며 신선하다. 2010.09.17._예촌 현 시대 인류의 우상 숭배는 단연 TV와 인터넷이라는, 대중문화 매체를 통한 스타 연예인의 숭배가 주류적이고 대세적인 흐름으로 더욱 극렬하게 발전하고 있다. 보통 10대-20대의 젊은 스타 연예인을 지칭하는 표현으로서 아이돌idol 이 널리 통용되고 있는데, 이 어휘는 사전적으로 1.우상(偶像), 신상(神像). 2.이교신(異敎神)(상), 사신(邪神)(상), 3.맹목적으로 숭배되는 사람, 숭배물 이라는 뜻을 가지고 있다. 결국..
2010.10.27 -
소녀시대_소녀시대 비평
소녀시대 Girls' Generation 하나님께서는 약 2천 년 전 '사람'으로 나타나시었다. 즉, 예수는 성육신(成肉身)한 하나님, 하나님의 현현(Epiphany)이다. 하나님이신 예수께서 인간의 구원을 위해서 사람이 되셨다. 이 메시아 사상은 신약 예수시대 이전 구약 여러 곳에서 암시적이고 풍유적으로 예언되어 왔다. 특히 선지자 미가는 성육신하실 예수가 태어날 지명까지도 기록하고 있다. 노인 시므온은 아기 예수를 만나면서 '내 눈이 보았다'라는 표현을 함으로써, 오랫동안 말씀으로만 기다려왔던 '어떤 분'을 '시각적으로 경험했음'을 분명히 밝히고 있다. 공생애 초기의 예수는 이사야서, 즉 구약 성서를 직접 인용하면서, 구약에 기록된 특정한 사실이 바로 예수 자기 자신을 가리킨다고 말함으로써 스스로 유..
2010.10.27 -
소녀시대_다시만난세계 비평
다시만난세계 Into The New World 우리는 본 곡에 편만하게 펼쳐져 있는 긍정과 희망, 그리고 도전 정신을 존중할 수 있다. 또한 소녀들의 치어 댄싱이 드러내는 힘찬 역동미와 건강미를 사랑할 수 있다. 후렴부는 마치 새로운 세계에 진입하여 들어가 있는 듯한 기쁨과 흥분으로 충만하여 있다. 나의 영혼의 내면이 하층부에 기거하다, 순간적으로 상층부에 떠올라 유영하는 듯한 신비로운 청각적 체험이 있다. 들을 때마다 계속하여, 알 수 없는 눈물이 쏟아졌다. 그 까닭은 무엇인가? 이 곡은 표면적으로는 이성간의 사랑과 미래에 대한 희망이라는, 평범한 주제를 가진 듯 보이나 관점에 따라서 다양한 담론을 도출해 낼 수 있다. 즉 여기서의 '새로운 세계'를 과연 어떤 방식으로 접근하느냐, 또는 무엇으로 생각하..
2010.10.27 -
소녀시대_Gee 단평
Gee 소녀시대의 는, 10년 전 핑클의 를 계승한 현대판 리바이벌을 매우 혁신적으로 이룩한다. 엄청난 박력과 멜로디의 속도는, 숨조차 제대로 쉴 여유를 주지 않는 듯하다. 확실히, 본 음악은 현 시간대 상업 대중 음악의 세계적 수준을 보여준다. 그러므로, 보편적으로 인간 본성의 쾌락 욕구를 탁월하게 해소시켜 준다는 점에서, 또한 10대 소녀의 풋풋한 첫사랑의 감정이라는 점에서, 는 존중될 수 있을 것이다. 그런데 특이하게도 이번에 곡에 등장하는 이 주인공 소녀는, 상대적으로 합리적으로 받아들일 만한 '여친'의 묘사라고 볼 수 있었던 10년 전보다도 더욱, 백치적이고 의존적이며 즉흥적으로 변모했다. 이제, 듣고 있는 '나'의 '그녀'는, 확연하게 '나' 없이는 스스로 아무 것도 할 수가 없는 것 같다. ..
2010.10.21 -
원더걸스_Nobody 단평
Nobody 신기하게도, 원더걸스의 '노바디' 공연은 정말로 '몸이 없어'진다. 즉, 그녀들은 그녀들 자신의 가시적이고 표피적인, 눈, 코, 입과 같은 몸의 디테일한 요소들까지 관객에 의해 인지되기를 결코 원하지 않는다. 본 공연에서 인식되는 것은, 결국 그녀들의 몸의 '형상shape'만이다. 오직 형상 또는 윤곽의 틀만이, 그래서 5개의 형상들이 묶여진 일률적인 조합만이 관객의 눈에 들어오고, 저 형상 안은 심정적으로 투명해져서 관통되어 버린다. 몸의 형상은 투명하고, 저 윤곽의 틀 안에는 누구든지 끼워져 들어가 교체될 수 있다. 이러한 공연 연출은, 각개 멤버의 개인성 또는 특수성을 거의 제거하여 일종의 '전체주의'적인 연예 이미지를 구축하게 한다. 즉. 그녀들은 특출나고 대단한 스타가 아니라, 대중..
2010.10.20 -
원더걸스_So Hot 단평
So Hot 뭔가 기묘했던 음악...기묘하여 새로웠던 음악 에 의해 대중에게 던져진, '절대적 감각으로만 뭉쳐진 덩어리', 그 덩어리는 과연 그 자체로서 독자적으로 발전해 나갈 수 있을까...라는 의문에 대한 답변을, 박진영은 명쾌하게 끌어내고 있었다. 그랬다! 이 곡 역시 지독히도 감각적이기만한 음악이었다. 아이러니하게도 그야말로 절대적으로 순수하게. 의 속편 답게, 음악이 귀에 한 번만 쏟아져 들어오면 머릿속 의식의 그 표피 껍데기에서만 빙글빙글 맴돌며 도무지 빠져 나갈 생각을 하지 않는다. 그러면서도 제목답게, 체온의 점층적 상승효과가 후렴부의 멜로디 라인으로 구현되었는데, 이 온도의 상승은 이성과 접촉했을 때에 - 여기에서의 접촉은 반드시 촉각이라는 것이 아니라, 시각, 청각, 후각적인 접촉까지도..
2010.10.20 -
원더걸스_Tell Me 비평
Tell Me 분열된 B급요소의 감각덩어리 대박이다. 인트로부터 심장이 두근거리는 박진감과 엄청난 전율이 쏟아진다. 얼굴이며 등줄기며 바늘이 돋아난 듯이 촉감의 전율이 솟아오른다. 마치 뫼비우스 띠의 구조를 가진 듯한, 몽환적이면서도 영속적인, 이 놀라운 박진영 음악의 세계는 디스코풍 스타일의 음악이 지닐 수 밖에 없는 휘발성이라는 절대적인 한계를 극복하여, 음악이라는 비현실에서 벗어나려는 청자의 귀를 놀랍게도 물리적으로 꽉 붙잡아 놓고, 청자의 의식을 또다시 달콤하게 지배해 나간다. 이것은 유쾌한 최면의 상태이다. 음악의 가사를 보라. 자꾸만 듣고 싶어 어서 내게 말해줘~ 다시한번 말해봐~ 방금한건 알지만 또한번. 계속 말해줘 들어도 들어도 듣고싶어. 놀랍게도 무형의 존재인 음악 자신이 스스로 자신을 ..
2010.10.20 -
좋은놈, 나쁜놈, 이상한놈, 2008 _비평
너무도 매력적인 캐릭터, 그러나 디테일의 부족 영화를 보기 시작하면서 '지도'의 실체에 대해 너무 궁금해 하지 말라. 다양한 이해관계로 얽혀 있는 개인과 집단이 우후죽순으로 등장하여, 지도 하나에 집착하여 쫓고 쫓기는, 얼핏 복잡해 보이는 영화의 스토리 전개에 초반부터 눈에 쌍심지를 켜고 심각하게 연구하지도 말라. 친일판지, 삼국파인지, 일본군인지, 마적인지, 다국적군인지, 그 파벌의 이름이나 관계에 관해 자세히 알 필요가 뭐가 있을까? 어차피 그런 부분이 중요한 영화로 만들어진 게 아니다. 그렇다! 우리는 2008년 단순하면서도 신선한, 감각적이면서도 에너지가 넘치는, 한국형 웨스턴 장르 액션 영화를 만나게 되었다. 이제껏 한국 영화에서, 이토록 만화의 그것처럼, 분명하면서도 과장된, 그러면서도 다분히..
2008.07.19 -
인디아나 존스 4, 2008 _비평
지극히 표피적인 재현에서 오는 아쉬움과 만족감의 교차 결론적으로 볼 때, 오랜만에 돌아온 인디가 이번에 상대하게 되는 소재는 일단 흥미롭게도 외계인이다. 스필버그는 19년만에 돌아오는 인디아나 존스에게 - 와 등으로 노골적으로 표현되어졌던, 스필버그 왕년의, 또한 필생의 관심사인 외계인 소재를 던져주는 것으로 전세계 대중과의 흥행 승부를 걸었던 것으로 보인다. 1947년 미국 로스웰 지역에서 미확인 비행물체가 불시착하여 외계인 비행사 몇명이 그대로 사망한 사건을 미 정부 또는 CIA가 은폐하고 있다는 가설을 토대로 하여, 그 후로부터 10년이 지난 1957년의 네바다의 한 군사지역을 배경으로 새로운 스토리가 시작되고 있으나, 죄송하게도 일단 은폐된 미지의 존재에 대한 호기심 또는 기대감, 그와 더불어 러..
2008.05.25 -
스피드 레이서, 2008 _비평
두뇌의 사색을 원천적으로 규제하는 말초적 감각의 향연 카레이싱이란 경기의 근본적인 속성상, 눈앞에 결승점이 나타날 때까지 항상 앞만 바라보면서 끝없이 달려나가야만 하는 태생적인 운명을 지닌다. 그리고 그것은 통상적으로 창작물에서, 단순성과 직선성, 그리고 속도에 대한 가장 강렬한 집착과 숭배로서 미학적으로 표현되고 묘사된다. 워쇼스키 형제의 는 이러한 카레이싱의 매혹적인 장점을 '특수효과'라는 첨단의 영상기술을 활용하여 극대화하는 것으로, 원작 일본 만화를 상당히 효과적으로 실사 영상화시켜 놓은 듯 보인다. 촉망받는 레이서로서 명성을 얻다가 불의의 사고로 죽은 형 렉스에 대한 존경심으로, 유명 레이서를 꿈꾸며 자라왔던 스피드의 어린 시절에 대한 설정이 영화의 기본적인 모티브로서 제시되며, 여기에 유대감 ..
2008.05.12 -
TTL 소녀 임은경
장대비를 느끼는 촉각의 문제 임은경 한국인들은 의외로 그동안 많은 로리타형 연예인이 브라운관에 등장했다는 사실을 잘 까먹습니다. 이쁘장한 소녀가 나타나면 호기심 차원에서 일단 한번 관심을 가져는 보는데, 계속 사랑을 주기는 민망스러운 데가 있죠. 지금도 그러하지만, 연령대에 합당한 신분을 중시하는, 유교적인 연공 서열주의가 강한 한국적인 토양에서는 미성년자 연예인이 음악, CF, 영화, 드라마, 어떤 작품에서든 메인 캐릭터로 등장하는 것이 쉽지 않았습니다. 대중의 폭발적인 반응과 인기를 끌어낸다는 것은 더더욱 불가능에 가까웠던 시대였다고 봐야겠죠. 이런 시간대에서 또하나의 주목할만한 로리타가 등장을 했으니, 바로 TTL소녀 임은경입니다. 임은경의 첫 TTL CF가 1999년에 나왔는데, 당시로서는 실로 ..
2007.11.30 -
소주한잔을 권하는 새내기, 남상미
남상미는 보통 17~20세 근처의 남성이 가장 선호하는 롯데리아 알바걸 판타지의 대모적 존재였다. 이 나이대의 젊은 남자, 즉 학생 또는 사회초년생으로서의 남성들은, 기업을 상징하는 유니폼 차림의 직업여성에 대한 무한한 존경과 흠모를 갖게 된다. 그것은 여성용 제복이라는 규정된 복장이 가져다주는 일종의 성적인 권위이자, 거시적으로는 상상조차 하기 힘든 대기업의 권위가 베이스로 깔려 있는 것이다. 기업의 메카니즘을 완전히 파악하지 못하고 있기 때문에, 기업에 속해있는 직원도 무작정 신비롭게 보일수 밖에 없다. 그런데 문제는, 이 젊은 남자들이 일반적으로 적어도 5, 6년 손위인 누나뻘 되는 직업여성을 만날 기회가 적으며, 기회가 있다고 하더라도, 남성이 연하인 관계로 서로 상대하기 어려운 부분이 존재한다...
2007.11.14 -
방자전, 2010 _단평
원작을 방자하게 비틀때 '당연히', '이몽룡스러운' 김주혁과 '방자스러운' 류승범이 노골적으로 뒤바뀌었다. 이 영화는 원작에서의 이몽룡, 춘향, 방자, 향단, 네 주요 인물(물론, 변학도까지도)에 대한 기존의 고정된 인식을 전복시키고, 이들에게 얼키고 설킨 애증의 관계를 맺어 놓고 이에 따르는 영상적 결과를 실험하려 했다. 연출자는 이미 매우 잘 알려진 '원작'을 일단은 허물어 깨뜨려야만 한다는 강박 심리에 의하여, 각개의 에피소드에서 단조롭고 기계적인 패러디를 어설프게 남발함으로서, 이라는 작품 자체가 전체의 새 내러티브를 온전하고 합리적으로 통합.수렴해내지 못하였고, 이에 따라 바로 이 작품 자신만의, 고유의, 창조적인 특색을 이룩하지 못하였다. 무엇보다도 '천민' 방자에 의한 조선 시대의 신분 계급..
2007.11.06 -
해운대 Haeundae, 2009 _단평
한국적 풍광에 대한 할리우드적 손괴 각개의 인물과 에피소드를 다루는 씬들 서로의 관계는 거의 대부분 독립화, 파편화되어 있으며, 이렇게 전개되고 발생된 소시민들의 일상적 갈등 및 내러티브를 후반에 봉합하는 방식 역시 매우 신파적이고 어설프다. 다만, 본 영화는 오래 전부터 미국에서 건너와 너무 익숙해져 버린, 예의 '할리우드 블록버스터 재난 스펙타클'이라는 일종의 '위력'을, 부산적인 일상의 풍광과 한국적인 군중 및 개체들에 물리적으로 가격하여 접합시켰을 경우 발생되는 결과물, 즉 '생전 처음 보는 데서 오는, 이질적이고 색다른 대규모 장면'을 대중에게 선보인다. 이렇게 한국 대중에게 '첫 시각적 경험'을 제공했다는 점에서, 본 영화는 장르 역사적으로 그 영화적 가치가 격상된다. 2010.10.05._예..
2007.10.0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