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녀시대_Gee 단평

2010. 10. 21. 23:59영상_연예

Gee

소녀시대의 <지>는, 10년 전 핑클의 <내남자친구에게>를 계승한 현대판 리바이벌을 매우 혁신적으로 이룩한다. 엄청난 박력과 멜로디의 속도는, 숨조차 제대로 쉴 여유를 주지 않는 듯하다. 확실히, 본 음악은 현 시간대 상업 대중 음악의 세계적 수준을 보여준다. 그러므로, 보편적으로 인간 본성의 쾌락 욕구를 탁월하게 해소시켜 준다는 점에서, 또한 10대 소녀의 풋풋한 첫사랑의 감정이라는 점에서, <지>는 존중될 수 있을 것이다. 그런데 특이하게도 이번에 곡에 등장하는 이 주인공 소녀는, 상대적으로 합리적으로 받아들일 만한 '여친'의 묘사라고 볼 수 있었던 10년 전보다도 더욱, 백치적이고 의존적이며 즉흥적으로 변모했다. 이제, 듣고 있는 '나'의 '그녀'는, 확연하게 '나' 없이는 스스로 아무 것도 할 수가 없는 것 같다. '그녀'는 '나'를 그저 바라보는 것만으로도, 과도하게 애정을 표출하는, 어딘가 조작된 '꼭두각시 애완 인형'이 되어 버린 것 같다. 지독하게 교묘한 상업주의적 페티시즘이다. 이렇게 시청각 속 상상의 소녀가 더욱 '바보!'스러워질 수록, '나'의 '현실'은 이 음악 속 꿈결같은 로맨스와 점차 정 반대로 고착되어 흘러 간다. 10대 후반대의, 극-소수적이고, 비-현실적인 롱다리 미소녀들이 '나'의 눈과 귀를 '덕후'적으로 감싸 쥐고 절대 놓아 주지 않을 때, 진정한 여성성 또는 여성미에 대한 인식 및 성찰은 점점 의식에서 멀어져만 간다. 이제 현대 남성들은 소녀시대의 <지>에 대한 열광적이고 애틋한 반응을 드러내는 것으로, 올바르고 정상적인 남녀 관계에 대하여, 일단 적어도 심정적으로는 확연한 '체념'에 단계에 진입하였음을 비로소 공개적으로 선언하였다. 2010.10.21._예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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