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더걸스_Nobody 단평

2010. 10. 20. 23:48영상_연예

Nobody


신기하게도, 원더걸스의 '노바디' 공연은 정말로 '몸이 없어'진다. 즉, 그녀들은 그녀들 자신의 가시적이고 표피적인, 눈, 코, 입과 같은 몸의 디테일한 요소들까지 관객에 의해 인지되기를 결코 원하지 않는다. 본 공연에서 인식되는 것은, 결국 그녀들의 몸의 '형상shape'만이다. 오직 형상 또는 윤곽의 틀만이, 그래서 5개의 형상들이 묶여진 일률적인 조합만이 관객의 눈에 들어오고, 저 형상 안은 심정적으로 투명해져서 관통되어 버린다. 몸의 형상은 투명하고, 저 윤곽의 틀 안에는 누구든지 끼워져 들어가 교체될 수 있다. 이러한 공연 연출은, 각개 멤버의 개인성 또는 특수성을 거의 제거하여 일종의 '전체주의'적인 연예 이미지를 구축하게 한다. 즉. 그녀들은 특출나고 대단한 스타가 아니라, 대중이 서로서로 공유할 수 있는 쉽고 간단한 공연을 수행하고 있을 뿐인 평범한 한 명의 멤버로서, 바로 저기에 서서 춤을 추며 노래를 부르고 있는, 또 하나의 '대중'일 뿐이다. 그러므로 '대중'의 한 사람인 '나' 역시도, 매우 쉽게 저 공연의 한 명의 멤버로 교체되어 참여하여, 똑같이 춤을 추며 노래를 부를 수 있다. 이렇게 원더걸스의 <노바디>는, 대중이 연예 문화에 진심으로 바라왔던 음악 및 공연을, 전작<텔미>의 갈기갈기 찢겨진 '분열'과 극단적으로 대비되는, 전체주의적 '통합'이라는 새로운 개념으로 제시함으로써, 다시 한번 각개 대중의 참여를 적극적이고 인터액티브하며 대규모적으로 실현하는 데 성공을 거두었다. 2010.10.20._예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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